刮目相對(괄목상대)
눈을 비비고 상대한다. 몰라볼 정도로 실력이나 지위가 향상된 것을 두고 하는 말.
魏(위) 吳(오) 蜀(촉) 삼국이 鼎立(정립)하고 있을 당시 오나라 왕 孫權(손권)에게는 呂蒙(여몽)이라는 장수가 있었다. 졸병에서 장군까지 오른 그는 촉나라 명장 關羽(관우)를 사로잡기도 한 삼국지의 스타중의 한 명. 그러나 그는 어렸을 때 집안이 무척 가난하여 어렵게 자라느라 공부할 틈이 없어 무식꾼일 수밖에 없었다. 어느날 여몽은 손권으로부터 책을 많이 읽어 학식을 쌓으라는 말을 들었다.
"장군은 이 나라의 대관 아니오. 학문을 하라고 해서 經學(경학)박사가 되라는 말은 아니오. 옛 사람들이 남긴 병법을 이론적으로 익히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된단 말이오."
이때부터 시작한 여몽의 공부는 쉴 줄을 모르고 계속되었다. 그는 읽은 책속에서 많은 지식을 얻었고 사물의 이치를 깨우쳤다. 전쟁터에서도 책을 손에서 떼지 않을 정도로 열심이어서 마침내 그의 학식은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다. 언젠가 여몽의 오랜 친구이자 학문이 깊은 걸로 이름난 오나라 重臣(중신) 魯肅(노숙)이 여몽과 토론을 벌이다가 그의 학문이 상당한 경지에 도달한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나는 그대가 무예만 능하고 학식은 부족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옛날의 여몽이 아니로군."
여몽은 이 말을 받아 이렇게 대꾸했다.
"무릇 선비라면 헤어졌다가 사흘이 지나 만났을 때는 눈을 비비고 상대를 다시 봐야 한다네[刮目相對]"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3반 때 담임이셨던 고(故) 정남수 선생님은 행동하시는 게 의연하시고 멀리보시는 분이었다. 기억나는 것은 고3 제자들이 졸업하던 날 졸업식이 끝난 후 다시 교실에 모인 제자들에게, 칠판에 큰 글씨로 '사별삼일(士別三日)에 괄목상대(括目相對)요, 붕정만리(鵬程萬里)에 기불탁속(飢不啄粟)'이라는 말씀으로 제자들을 일깨우셨다." 이 말은 '선비는 사흘을 떨어져 있으면 눈을 부비고 바라볼 정도로 자신을 정진해야 하고, 큰 새는 만리 먼 길을 날아가는 도중에 배가 고파도 조(粟)는 쪼아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꾸준히 학문에 정진하고, 큰 길을 가는데 있어서 비리와 불의에는 타협하지 말고 올바른 길을 걸으라는 '까까머리' 제자들에 준 가르침이었다. (201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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