口尙乳臭 (구상유취)

口尙乳臭 (구상유취)

입에서 젖내가 날 만큼 말이나 하는 짓이 유치하다는 말.


어느 여름날 김삿갓이 한 마을을 지나는데 시골 선비들이 개를 잡아놓고 詩會(시회)를 열고 있었다. 한쪽 귀퉁이에 앉아 술 한잔을 얻어마시던 김삿갓에게는 시랍시고 지어놓은 시가 같잖게 여겨졌다.

그냥 보고 지나친다면 김삿갓이 아니다. "구상유취로군"하고 내뱉었것다.

구상유취라면 口尙乳臭,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 유치함을 얕잡아 이르는 말 아닌가. 좌중의 視線(시선)이 소리를 낸 꾀죄죄한 행색의 김삿갓에게 꽂혔다.

"방금 뭐라고 했소?"

험악한 표정을 한 한 참석자가 금방 쥐어박을 듯이 말했다. 김삿갓이 능청스럽게 받았다.

"개초상에 선비들이 모여있다(狗喪儒聚, 구상유취)고 한 내 말이 뭐가 잘못됐단 말이오?"

재치있게 받아넘긴 김삿갓에게 돌아온 건 몽둥이가 아니고 새로 잘 차린 술상이었다던가.누가 지어낸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뜻글자인 漢字(한자)가 동원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우스갯소리다.

한자를 모르고서는 이같은 말장난에 아예 웃을 수도 없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