聲東擊西 (성동격서, shēngdōngjīxī)

聲東擊西(성동격서)

声东击西(shēngdōngjīxī)

聲 소리 성 | 東 동녘 동 | 擊 칠 격 | 西 서녘 서 |


三十六計 勝戰計 第六計. 동쪽에 소리내고 서쪽을 친다. 상대편에게 그럴듯한 속임수를 써서 공격하는 것을 이르는 말.

to make a feint to the east and attack in the west


원문의 해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적의 정세판단이 흩어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게 되면 고여있던 물이 점차 불어나 넘쳐흐르는 상태가 되어 막지 못한다. 그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이익을 챙길 따름이다.[敵志亂萃,不虞,坤下兌上之象,利其不自主而取之.]"

'동쪽에서 소리를 지르고 서쪽을 친다'라는 뜻으로, 동쪽을 쳐들어가는 듯하면서 상대를 교란시켜 실제로는 서쪽을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통전(通典)》 병전(兵典)에 나오는 다음 이야기에서 유래하였다.

중국 한(漢)나라의 유방(劉邦:BC 247?∼BC 195)과 초(楚)나라의 항우(項羽:BC 232∼BC 202)가 서로 싸우던 중 위(魏)나라의 왕 표(豹)가 항우에게 항복하였다. 유방은, 항우와 표가 양쪽에서 쳐들어오는 위험에 처하자 한신(韓信:?∼BC 196)에게 적을 공격하게 하였다.

위나라의 왕인 표는 백직(柏直)을 대장으로 하여 황허강[黃河]의 동쪽 포판(蒲坂)에 진을 치고 한나라 군대가 강을 건너오지 못하게 하였다. 한신은 포판을 쳐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으나, 병사들에게 낮에는 큰 소리로 훈련하도록 하고 밤에는 불을 밝혀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표시를 나타내게 하였다. 백직은 이러한 한나라 군대의 작전을 보고 어리석다며 비웃었다. 한신은 비밀리에 한나라 군대를 이끌고 하양에 다다라 뗏목으로 황허강을 건너서 매우 빠르게 전진하여 위나라 왕 표의 후방 본거지(本據地)인 안이[安邑]를 점령하고 표를 사로잡았다.

병법(兵法)의 한 가지로, 한쪽을 공격할 듯하면서 약삭빠르게 상대편을 속여서 방비가 허술한 틈을 타 다른쪽으로 쳐들어가 적을 무찌르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또 다른 예로 三國志(正史) 曺操傳(조조전)에 등장하는 예를 살펴보자.

하북의 강자, 원소는 조조를 치기 위해 군사를 몰아 조조의 본거지인 허도(허창)로 향했다. 그리고는 선발대를 황하 건너로 보내 백마를 포위하여 공격하고 있었다. 이에 조조는 병력을 이끌고 백마를 구원하러 가고자 했다. 이 때 조조의 병력은 원소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그 때 조조의 모사 중 한사람인 순유가 건의한다.

"적은 수가 많으니 우선 분산시키지 않으면 부수기 힘듭니다. 먼저 서쪽의 연진으로 향해서, 황하를 건너 적의 배후로 우회하는 듯한 태세를 보여야 합니다. 그러면 원소는 반드시 서쪽으로 군을 이동시킬 것입니다. 우리는 그 틈에 재빨리 백마로 급행해서 불시에 무찔러야 합니다."

조조는 바로 이 '성동격서'의 전략을 택했고, 그 선택은 적중했다. 원소는 급히 군사를 나누어 서쪽으로 보냈고, 조조는 원소의 분할된 군대를 섬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예를 하나 살펴보자.

유비가 吳로부터 형주를 얻어 안주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익주를 다스리고 있던 유장은 한중의 장로(오두미교의 교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었다. 이에 유장은 동족인 유비에게 구원을 청하게 되고, 유비는 방통의 조언을 받아들여 유장을 치고자 마음먹는다.

이후 방통의 계략에 따라 익주의 성들을 하나둘 장악해 나간다. 하지만 방통이 낙봉파에서 죽게 되고, 기세가 꺾인 유비는 제갈량에게 원군을 보내달라 한다. 이에 제갈량은 관우에게 형주를 맡기고 스스로 나선다. 이때 조운, 장비도 함께 나서게 된다.

기세 좋게 전진해 나가던 장비였으나 巴郡(파군)에서 발이 멈추고 만다. 파군을 지키는 노장 엄안에게 발이 묶여 앞으로 나갈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아무리 싸움을 걸어도 엄안이 싸움에 임하지 않자 장비는 초조해졌다. 그 때 부하 장수 한 사람이 관문을 통과하지 않고 파군을 지나갈 수 있는 샛길을 발견한다. 이에 장비는 그 날 밤으로 바로 군사들을 이끌고 샛길로 지나갈 계획을 세운다.

"오늘 밤 이경에 밥을 지어먹고 삼경에 달이 밝은 틈을 이용하여 영채를 거두고 모두 출발한다. 사람은 입에 함매를 물고 말방울은 모두 떼어낸 뒤 조용히 가야 할 것이다. 내가 직접 앞에서 길을 열 것이니, 너희들은 조용히 따라오도록 하라."

하지만 엄안이 파견한 염탐꾼들이 이 소식을 알고 즉각 엄안에게 보고했다. 엄안은 즉시 병사들에게 싸움에 나설 준비를 시킨다.

밤이 되고, 삼경이 지나 장비는 조용히 군사들을 이끌고 전진했다. 엄안은 장비와 병사들의 이동을 확인한 후 병사들을 움직어 기습을 가했다. 하지만 그 순간 뒤에서 큰소리가 나며 한 무리의 군사들이 덮쳐왔다.

"늙은 놈아, 달아나지 말라! 내 너를 만나기를 고대했는데, 마침 잘 만났구나!"

엄안은 깜짝 놀라 돌아보았는데 그 곳에는 앞에 지나갔을 터인 장비가 있었다. 먼저 지나간 장비는 가짜였던 것이다. 샛길로 가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뒤에 대기하고 있다가 엄안이 나오자 공격한 것이다. 장비가 엄안을 잡기 위해 계책을 세운 것이었다. 엄안은 장비에게 붙잡히고 만다.

"너희들은 의리도 없이 우리 주군(유장)을 침략하고 있다! 그러니 斷頭將軍(단두장군 : 머리 잘린 장군)은 있을 지언정 어찌 降將軍(항장군 : 항복한 장군)이 있으리오!"

하지만 엄안은 붙잡히고 나서도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여 장비는 그에게 감탄하게 된다. 그래서 장비는 엄안의 목숨을 살려주고, 엄안은 장비의 恩義(은의)에 감복하여 항복한다.

이 역시 샛길로 가는 척하면서 적을 꾀어내어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예라 할 것이다.

여기의 장비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이 부분에서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재편한 모종강은 총평에 이렇게 쓰고 있다.

"장비는 평생 속시원한 일을 몇 번 했다. 督郵(독우)를 매질하고, 呂布(여포)에게 욕을 하고, 長坂橋(장판교)에서 호통을 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용기는 嚴顔(엄안)을 사로잡은 지혜만 못했다. 또한 엄안을 사로잡은 지혜는 엄안을 살려준 현명함만 못하다."

술 좋아하고, 성격 급하고, 머리 나쁜 모습으로 흔히 묘사되는 장비이지만, 正史(정사)에 의하면 장비는 知勇(지용)를 겸비한 名將(명장)이었다고 한다. 연의에서는 후반부에서나 제갈량에게 감화되어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 식으로 간간히 계략을 쓰는 모습이 등장하지만, 그것은 장비가 쓴 계략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출전

三十六計(삼십육계) 勝戰計(승전계) 第六計(제6계) | 통전(通典) 병전(兵典) |


관련 한자어

참조어

明修棧道 暗渡陳倉(명수잔도 암도진창)

明修栈道 暗渡陈仓 (míngxiūzhàndào, àndùchéncāng)

明 밝을 명 | 修 닦을 수,길 수 | 棧 우리 잔 | 道 길 도 |
暗 어두울 암,햇빛 침침할 암 | 渡 건널 도 | 陳 늘어놓을 진 | 倉 창고 창 |

1. 한군(漢軍)이 겉으로는 잔도를 내는 체하면서 몰래 군사를 되돌려 초군(楚軍)의 진창(陳倉)을 기습하다. 2. 성동격서(聲東擊西)하다. 가상(假象)으로 적을 미혹시켜 목적을 달성하다.

To pretend to advance along one path while secretly going along another; to do one thing under cover of another

調虎離山(조호이산)

调虎离山(diàohǔlíshān)

調 고를 조 | 虎 호랑이 호 | 離 떠날 이 | 山 메 산 |

범을 산으로부터 유인해 내다. 적을 유리한 장소나 진지로부터 유인해 내어 그 허점을 이용하여 공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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