魚目混珠 (어목혼주)

魚目混珠(어목혼주)

魚 물고기 어 | 目 눈 목 | 混 섞일 혼 | 珠 구슬 주 |

'물고기 눈이 진주와 섞이다'라는 뜻으로, 가짜와 진짜가 마구 뒤섞인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한시외전(韓詩外傳)》에서 유래되었다.


어목혼진(魚目混珍) 또는 어목사주(魚目似珠)라고도 한다. 중국 남북조시대의 임방(任昉)은 송(宋)·제(齊)·양(梁)나라의 3대에 걸쳐 벼슬을 하였으며, 중국문학사에서 경릉팔우(竟陵八友)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임방은 박학다식한 인물로, 읽지 않은 책이 없다고 일컬어질 정도였으며, 모은 책이 1만여 권에 달하여 당시에 장서가로도 이름이 높았다.

임방은 궁중에 소장된 방대한 서적을 분류하고 교감(校勘)하는 일을 담당하기도 하였는데, 표(表)·주(奏)·서(書)·계(啓) 등의 상주문 계통의 글도 잘 지어 당시의 왕공대인들이 황제에게 상주문을 올릴 때 그에게 대필을 부탁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임방의 글은 《문선(文選)》에 여러 편이 실려 있는데, 그 가운데 '도대사마기실전(到大司馬記室箋)'이 있다. 임방은 이 글에서 자신을 발탁한 조정에 감사하며, 자신은 물고기 눈알처럼 쓸모없는 사람인데도 조정에서 값진 보옥처럼 사용하였노라고 스스로를 겸손하게 표현하였다.

당(唐)나라의 이선(李善)은 《문선주(文選注)》에서 이 구절의 주석으로 《한시외전(韓詩外傳)》의 "흰 뼈는 상아와 비슷하며, 물고기 눈알은 진주와 흡사하다(白骨類象, 魚目似珠)"라는 구절을 인용하였다. 어목혼주는 여기서 유래하여 가짜가 진짜가 마구 뒤섞여 있는 상태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또 천한 것과 귀한 것 또는 열등한 것과 우수한 것이 뒤섞여 있는 상태를 비유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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