舟中敵國 (주중적국)

舟中敵國(주중적국)

舟 배 주 | 中 가운데 중 | 敵 대적할 적, 다할 활 | 國 나라 국 |

배(舟) 속의 적국(敵國)이라는 뜻으로, 군주(君主)가 덕을 닦지 않으면,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것과 같이 이해(利害) 관계(關係)가 같은 사람들이라도, 적이 되는 수가 있음을 비유(比喩ㆍ譬喩)해 이르는 말, 곧 자기편(自己便)이라도 갑자기 적이 될 수 있음을 이름


사기(史記) 손자오기(孫子吳起)열전의 이야기.

전국(戰國)시대, 오기는 위(衛)나라 사람으로, 문후(文侯)를 섬겨 진(秦)나라를 쳐서 5개의 성을 빼앗았다. 문후는 오기가 용병에 능하고 부하들에게도 신망을 얻고 있는 것을 알고 서하(西河)를 지켜 진나라와 한(韓)나라를 방어하게 하였다. 문후가 죽자 오기는 그의 아들 무후(武侯)를 섬겼다.

어느 날, 무후가 오기와 함께 배를 타고 서하(西河)를 둘러본 일이 있었다. 무후는 강의 중류에 이르러 오기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 산과 강의 험난한 조망이 참으로 아름답지 않은가! 이것이야말로 우리 위나라의 보배로다."

이에 오기는 다음과 같이 아뢰어 무후를 깨우쳤다.

"국가의 보배가 되는 것은 임금의 덕일뿐, 지형의 험난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옛날 삼묘씨(三苗氏)의 나라는 동정호(洞庭湖)의 왼쪽을 끼고 팽려호를 오른쪽으로 끼고 있었으나, 임금이 덕의(德義)를 닦지 않았기 때문에 우왕(禹王)에게 멸망당하고 말았습니다.

하(夏)나라의 걸왕(桀王)이 살던 곳은 왼쪽에 황하(黃河)와 제수(濟水)가 흐르고, 오른쪽에 태산(泰山)과 화산(華山)이 솟아 있으며, 남쪽으로 이궐(伊闕)이라는 깎아지른 절벽과 북쪽으로 양장산(羊腸山)을 면하고 있어 험준함을 자랑하였지만 정치가 어질지 못하여 탕(湯) 임금에게 추방당하고 말았습니다.

또 은(殷)나라의 마지막 군주인 주왕(紂王)의 거처는 왼쪽에 맹문산(孟門山)이 있고, 오른쪽에 상산(常山)이 있었으며, 남쪽으로는 황하가 도도하게 흘러 험준하였지만 역시 정치를 행함에 덕이 없어 결국 무왕(武王)에게 살해당하였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살펴보건대 나라의 보배는 덕에 있는 것이지 지세의 험준함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군주께서 덕을 닦지 않으신다면 이 배 안에 함께 타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적국의 편이 될 것입니다[若君不修德, 舟中之人盡爲敵國也]."

舟中敵國이란 친했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이탈함을 비유한 말이다.


출전

사기(史記) 권65 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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