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면자건(唾面自乾)
唾 침 타 | 面 얼굴 면 | 自 스스로 자 | 乾 마를 건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으면 그것이 저절로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뜻으로 처세에는 인내가 필요함을 강조한 말
당나라의 측천무후(則天武后)는 중종(中宗)·예종(睿宗)을 제쳐놓고 정권을 독차지하여 자신의 권세를 유지하기 위해 탄압책을 쓰는 반면, 유능한 인사를 많이 등용해 정치를 담당시켰기 때문에 천하는 그런대로 태평했다. 그 무렵의 유능한 신하 중 누사덕(屢師德)이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온후하고 관인(寬仁)하여 다른 사람이 아무리 무례하게 대들더라도 상관하지 않았다.
한번은, 아우가 대주(代州) 자사(刺史)로 임명되어 부임하려고 했을 때 이렇게 훈계했다.
"우리 형제가 다같이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는 건 좋지만, 그만큼 남의 시셈도 남보다 갑절은 된다. 그런데 그 시샘을 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다고 생각하느냐?"
"비록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결코 상관하지 않고 잠자코 닦습니다. 만사를 이런 식으로 사람을 응대하여, 결코 형님에겐 걱정을 끼치지 않습니다."
"내가 염려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어떤 사람이 너에게 침을 뱉은 것은 너에게 뭔가 화가 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네가 그 자리에서 침을 닦으면 상대의 기분을 거스르게 되어 상대는 틀림없이 더욱더 화를 낼 것이다. 침 같은 건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말라 버리니, 그런 때는 웃으며 침을 받아 두는 게 제일이다."
[출전] 십팔사략(十八史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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