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첫 해외 발걸음은 '자원외교'
입력시간 | 2013.03.21 17:56 | 양효석 기자
22∼30일 러시아·탄자니아·남아공·콩고 방문
천연가스·원유·구리 등 자원협력 강화 노력
남아공 브릭스 정상회담도 참석..동맹강화
[상하이=이데일리 양효석 특파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서 ‘자원외교’를 펼친다. 급속한 도시화와 중산층 확산 과정에서 자원확보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이달 22∼30일 러시아·탄자니아·남아프리카공화국·콩고공화국 등 4개국을 방문한다. 그는 남아공 더반에서 개최되는 제5차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신흥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시 주석이 첫 해외 순방지로 이들 국가를 선택한 배경에는 중국의 자원확보 전략이 담겨져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번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중-러간 자원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천궈핑(程國平)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러시아가 중국에 제공하는 원유량 확대와 천연가스 공급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기간에 이와 관련된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2006년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 매년 680억㎥씩 30년 간 수입하기로 러시아와 협정을 맺었다. 이는 중국의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그러나 가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시 총서기의 이번 방문 기간 중국과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인 이고르 세친 러시아 로스네프트 회장도 지난달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비롯해 굵직한 국영 자원그룹 대표들을 만나 북극 대륙붕에 매장된 자원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시 주석이 방문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모두 자원부국으로 꼽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아프리카와의 자원외교를 중시해왔다. 중국은 이미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아프리카 최대 무역국으로 올라섰을 정도로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투자액을 늘리고 있다. 대신 자원을 가져가는 형식이다.
특히 아프리카 동부 적도 아래에 있는 탄자니아는 아프리카 4위의 천연·관광자원 부국으로 최근 6.4%의 탄탄한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유망시장이다. 콩고공화국도 확인된 구리 매장량만 30만톤에 이를 정도로 자원강국이다. 중국계 자본은 콩고의 구리개발산업을 상당수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시 주석은 남아공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브릭스개발은행 설립 논의에 참여한다. 브릭스개발은행은 브릭스 국가들의 금융위험 방지노력과 아프리카 투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중국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아프리카 자원외교를 자원 약탈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라미도 사누시 나이지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중국이 아프리카를 도와주는 고마운 파트너라는 낭만적 생각을 버리고 중국을 경쟁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사누시 총재는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에 대해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원자재를 사고 우리가 생산해야 할 공산품을 판다”면서 “이는 식민주의의 본질적 속성이다”고 꼬집었다. 특히 중국은 인프라를 지으면서도 중국인과 중국산 장비만 쓰고 아프리카 현지에 기술을 이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들 간 교역량은 200억달러를 넘어서며 2000년 규모의 20배까지 늘었지만 아프리카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이 기간 12.8%에서 10.5%로 오히려 줄었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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