肝膽楚越 (간담초월)
肝膽楚越(간담초월)
肝 간 간 | 膽 쓸개 담 | 楚 나라이름 초, 회초리 초 | 越 나라이름 월, 넘을 월, 부들자리 활 |
보는 관점에 따라 비슷해 보이는 것이라도 전혀 다르고, 가까운 것이라도 멀리 보인다는 말임
장자(莊子) 덕충부(德充符)에 실린 공자(孔子)의 말 가운데 '뜻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간과 쓸개도 초나라와 월나라 같으며[肝膽楚越也], 뜻이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만물도 모두 하나이다'라는 대목이 있다.
또한 남조(南朝) 양(梁)나라의 유협(劉-)이 지은 문심조룡(文心雕龍) 비흥(比興)편에는 '물체가 비록 멀리 떨어져 있다 할지라도 합치고 보면 간과 쓸개처럼 가까운 사이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간담(肝膽)이란 본시 관계가 매우 가까운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회남자(淮南子) 숙진편(-眞篇)에서는 肝膽胡越(간담호월)이라 하였는데, 肝膽楚越과 같은 표현이다. ‘楚’와 ‘越’은 모두 남쪽에 있는 나라이므로 ‘멀다’는 비유가 성립되지 않으므로, ≪淮南子(회남자)≫에서 莊子(장자)가 말한 ‘楚’를 ‘胡’로 바꾼 것이다.
이는 간과 쓸개의 거리가 초나라와 월나라의 관계처럼 멀다라는 뜻이며, 비록 거리상으로는 서로 가까이 있지만 마치 매우 멀리 있는 것 같이 보이는 경우를 비유한 것이다.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도 입장에 따라서는 멀어 질 수도 있고, 또 서로 다른 관계가 있는 것일지라도 형편에 따라서는 가까워질 수 있다.
출전
장자(莊子) 제5 덕충부(德充符) |
노(魯)나라에 월형(월刑)을 당해 발이 잘린 왕태(王 馬+台)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덕망은 공자와 비교될 정도였다. 공자의 제자인 상계(常季)가 공자에게 물었다.
“신체적으로 온전하지 못한 왕태을 따르는 사람들이 빈 마음으로 찾아 갔다가 가득 차서 돌아온다고 하니 그에게는 말하지 않는 가르침이 있어서 비록 눈에 보이는 가르침이 없어도 마음으로 느껴 이루어지는 걸까요? 그는 대체 어떤 사람입니까? ”
魯有兀者王태, 從之遊者, 與仲尼相若. 常季問於仲尼曰: 王태,兀者也. 從之遊者, 與夫子中分魯. 立不敎, 坐不議. 虛而往, 實而歸. 固有不言之敎, 無形而心成者邪? 是何人也?
**월:足+월=발 벨 월. **태:馬+台= 둔마 태.
공자가 말했다.
“그는 성인이다. 나도 진작 한번 가서 뵈려 했으나 기회가 없어 못 갔을 뿐이다. 나도 장차 그를 스승으로 모시려 하거늘, 하물며 나만 못한 사람에 있어서랴! 그리고 어찌 다만 노나라뿐이겠느냐? 나는 장차 천하를 이끌고 그를 따를 작정이다.”
仲尼曰: 夫子, 聖人也. 丘也, 直後而未往耳. 丘將以爲師, 而況不若丘者乎! 奚假魯國, 丘將引天下而與從之.
“그는 을자이면서도 버젓이 선생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보통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겠는데, 그런 사람의 마음 쓰는 법은 대체 어떠한 것입니까?”
常季曰: 彼, 兀者也, 而王先生. 其與庸, 亦遠矣. 若然者, 其用心也, 獨若之何?
“죽고 삶이 큰 일이기는 하나 그것으로써 그의 마음을 흔들지 못할 것이요, 하늘과 당이 뒤집히고 무너져도 또한 그것으로써 그를 놀라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진리를 밝게 알아서 사물과 더불어 움직임이 없고, 사물의 변화를 운명에 맡겨 두어 도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仲尼曰: 死生亦大矣, 而不得與之變. 雖天地覆墜, 亦裝不與之遺. 審乎無假,而不與物遷, 命物之化, 而守其宗也.
“무슨 말씀입니까?”
常季曰: 何謂也?
“모든 것을 다른 점으로 보면 간과 쓸개도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멀지만, 같은 점으로 보면 만물은 모두 하나이니라. 이렇듯 하나로 보는 사람은 귀와 눈의 즐거움을 벗어나서 마음을 덕의 조화 속에 노닐게 한다. 만물이 하나임을 볼 뿐이요, 그것의 득실은 보지 않는다. 그래서 왕태는 자신의 발을 잃음을 마치 한 덩이 흙이 떨어진 것처럼 여기는 것이다.”
仲尼曰: 自其異者視之, 肝膽楚越也. 自其同者視之, 萬物皆一也. 夫若然者, 且不知耳目之所宜. 而遊心乎德之和, 物視其所一, 而不見其所喪. 視喪其足, 猶遺土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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