破瓜之年 (파과지년)

파과지년 破瓜之年

破 깨질 파 | 瓜 오이 과 | 之 어조사 지 | 年 나이 년.


여자의 나이 열 여섯 살, 남자의 나이 예순 네 살을 이르는 말이다. 약칭으로 파과 또는 과년(瓜年)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과년이라고 하면, 요즘에는 혼기(婚期)에 이른 여자의 나이를 말한다.


진(晋)나라 孫綽(손작)의 시 '情人碧玉歌(정인벽옥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과(破瓜)는 외를 깨트린다는 뜻으로 오이를 여성에 비유하고 있다. 여자가 처녀를 깨친다 하여 '처녀성을 잃는다'는 의미와 '초경이 시작되는 나이'를 가리키기도 한다. 또한, 과(瓜)자를 쪼개면 팔(八)자가 둘이 된다고 해서 여자의 나이 16세를 가리키며 또 팔(八)을 곱하면 64가 되므로 남자의 나이 64세를 가리키기도 한다.

여자가 월경(月經)을 처음 시작하게 되는 열대여섯 살의 나이를 한자로 파과기(破瓜期)라고 하는 것도 이런 연유이다. 따라서 과년을 여자의 결혼 적령기인 16세로 보는 것이다. 오늘날과는 달리 옛날에는 16세 정도 되면 여자는 혼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碧玉破瓜時(벽옥파과시) 푸른 구슬이 외를 깰 때
郎爲情顚倒(낭위정전도) 님은 사랑을 못 이겨 넘어졌네.
感君不羞난(감군불수난) 님에게 감격하여 부끄러움도 모르고
廻身就郞抱(회신취랑포) 몸 돌려 님의 품에 안긴다.

이 시는 연애시로서, 여기서 '과(瓜)를 깰 때'란 말은 여자가 처녀를 깨친다는 뜻이며, 초경이 시작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 사랑을 알게 되는 16세를 가리키기도 한다. 청(淸)나라의 문인인 원매(袁枚)의 시론(詩論) 《수원시화(隨園詩話)》에는 '외를 깨치니, 즉 풀어서 말하여 첫 월경이 시작되었을 때, 외를 깨침과 같이 , 곧 홍조를 보게 된다, 안 그런가[破瓜 或解以爲月事初來 如破瓜則見紅潮者 非也]?'라는 말이 있다. 또 청나라의 적호(翟灝)의 《통속편(通俗編)》에는 '살피건대, 풍속에 여자가 몸을 깨침으로써 외를 깨친다 하거니와, 안 그런가[按俗以女子破身爲破瓜 非也]'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파과'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초경의 시작과 처녀성을 잃는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밖에도 '파과'는 남자의 나이 64세를 비유하여 쓰이기도 하는데, 남자로서 이 나이가 되면 혼자서 잠자리에 드는 나이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송(宋)나라의 축목(祝穆)이 쓴 《사문유취(事文類聚)》에는, 당나라의 여동빈(呂洞賓)이 장기에게 보낸 시에 '공성당재파과년(功成當在破瓜年)'이란 것을 들어, '파과'는 남자의 나이 64세의 뜻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예전에는 '벼슬의 임기가 다한 해'를 과년이라 하였다.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관직에 오르는 사람은 당연히 남자였고, 관직에 있던 사람이 임기가 다해 물러나야 할 때가 되면 나이도 그만큼 먹게 마련이다. 따라서 위의 '八八'을 곱하면 64가 되므로, 남자의 경우 과년을 64세로 보는 것 역시 타당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오늘날 과년이라고 할 때에는 남자의 나이 64세라는 의미는 거의 없어지고, 혼기에 접어든 여자의 나이를 뜻하는 말로 일반화되었다.

[출전] 손작(孫綽) 정인벽옥가(情人碧玉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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